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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고은 박인희의 노래


방랑자
세월이가면
끝이없는길
모닥불
할미꽃
맑고 고은 박인희의 노래를 사랑하는 팬카페

1977년 [지구 레코드]

Side 1
1. 끝이 없는길

2. 눈빛만 보아도
3. 겨울바다
4. 오늘
5. 아름다운 시절
6. 미루나무

Side 2
1. 햇님 달님
2. 물 긷는 여인
3. 잉크 한 방울
4. 실바람 속에
5. 나는 너 너는 나
6. 그리운 사람끼리

끝이 없는 길

- 작사:박건호 작곡:이현섭 노래:박인희

길가의 가로수 옷을 벗으면
떨어지는 잎새 위에 어리는 얼굴

그 모습 보려고 가까이 가면
나를 두고 저만큼 또 멀어지네

아, 이 길은 끝이 없는 길
계절이 다가도록 걸어 가는 길

잊혀진 얼굴이 되살아나는
저 만큼의 거리는 얼마쯤일까

바람이 불어와 볼에 스치면
다시 한번 그 시절로 가고 싶어라

아, 이 길은 끝이 없는 길
계절이 다가도록 걸어 가는 길

방랑자
세월이가면
끝이없는길
모닥불
할미꽃
 

- 박인희와 '모닥불'에 지핀 추억

 

벌써 수년 전의 일이다.

 

미국 LA에 있는 한인 방속국에 출연한 일이 있는데, 그 때 그 프로 사회자는 박인희였다.

박인희와 나는 가요계에서 특별한 인연을 맺어 왔던 터라 그날의 이야기는 자연히 두 사람이 활동했던 지난 날의 추억일 수 밖에 없다.

박인희는 자신이 낸 수필집 '우리 둘이는' 중에서 나에 관해 쓴 글이 있는데 그날 그 내용을 읽으며 조금은 들떠 있었다.

우리가 멀리 LA까지 와서 방송에 출연하여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눈물 콧물 다 나네요."

글을 다 읽고 난 후에 방송에서 박인희가 청취자에게 인듯 나에게 인듯 던진 한마디였다.

그가 읽은 것은 '타다가 꺼지는 그 순간까지' 라는 제목의 글로 '모닥불' 을 발표하기까지 얽힌 사연들이었다.

사실 그때 그녀의 낭독을 들으며 나도 조금은 착잡한 기분이었다.

우리들의 '모닥불', '끝이 없는 길' 등을 발표했을 때의 추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내가 작사가로 첫발을 내디디며 쓴 것이 그가 부른 '모닥불' 이었다.

또 그것은 바로 그녀의 솔로 데뷔곡이기도 했는데 그런 인연으로 하여 레코드사와의 모든 비즈니스는 거의 내가 도맡아 했었다.

박인희의 고운 목소리는 내가 만든 가사들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그녀가 부른 나의 가사들을 특히 가요 팬들이 좋아하는 것은 때묻지 않은 나의 순수성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하늘빛처럼 맑은 박인희 특유의 목소리가 커다란 힘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그 설득력은 얼마든지 달라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박인희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있다.

나는 그 중의 한가지를 LA에서 방송이 끝난 다음 커피를 마시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박인희씨! 박인희 씨는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세요?"

"별로 차이가 없을 수도 있지요.

어쩌면 아주 클 수도 있구요..."

"남들이 생각하는 박인희 씨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불편하다고 생각하신 적은 없으세요?"

"..."

그녀는 대답 대신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그것을 긍정한다는 뜻인지 부정한다는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나는 박인희를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와 가요계에서 가장 가까이서 일을 했으면서도 때로는 가장 멀리 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언젠가는 그녀와 일을 함께 했던 기억 속에서 좋았던 느낌과 또 불편했던 느낌들을 솔직하게 글로 남기고 싶다.

 

- 작사가 박건호 님의 '오선지 밖으로 튀어 나온 이야기 中